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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갑질로 대도서관 윰댕 정지

어태커 2016. 10. 14. 22:28

오늘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바로 대도서관과 윰댕 방송국이 정지된 것!

 

소식을 듣자마자 내가 든 생각은 "대도서관이 드디어 커밍아웃했나?", "계획이 세워졌으니 이제 탈 아프리카TV구만!"하는 생각만 들었다. 솔직히 대도서관 노선의 종착점은 유튜브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아프리카TV를 떠날 것이라 예상한 수순이었다.

 

서수길 대표 말대로 "대도서관이 제2의 카르텔을 시도했구나~"라는 꿀잼 생각에 나도 모르게 빙긋 웃었다.

 

 

아무튼, 개요는 이렇다. 얼마 전에 대도서관과 윰댕이 일본 그라비아 아이돌 시노자키 아이와 아케론이라는 모바일게임 홍보방송을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시노자키 아이라는 말에 약 4만 명이라는 압도적인 시청자 수를 선보여서 나름 흥했던 방송인데 아프리카TV가 이걸 걸고넘어진 것.

 

아프리카TV의 입장은 이렇다. 너희(대도서관, 윰댕)가 우리한테 말도 없이 시노자키 아이와 함께 상업방송을 했기 때문에 이용약관에 따라 일주일 정지를 주겠다고 한 것. 이 얘기인즉슨 "우리를 거쳐서 제휴를 맺고(돈을 주고) 방송을 하지 않았으니 정지"라는 말이다.

 

여기서 상업방송에 대한 기준이 아주 모호하다. 현재 아프리카TV 대다수의 BJ가 홍보 배너를 방송화면에 띄워놓고 있는데 이 또한 상업목적으로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아프리카TV 측은 배너 쪽은 현재 별달리 제재하지 않고 있다는 모호한 입장을 고수했다. 한 마디로 이번 사태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우덜식" 갑질 운영을 한 셈이다.

 

여기서 홍보 배너와 상업 방송에 대한 개념을 분리해서 반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더 웃긴 것은 이미 대도서관, 윰댕처럼 홍보를 받아 콜라보 방송을 진행한 사례가 아프리카TV에 엄청 많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파트너BJ인 철구는 몇 달 전 웹툰 관계자를 자신의 방송으로 데려와 직접적으로 홍보한 사례도 있다. 따지고 보면 그 웹툰 관계자는 영세 사업자지만, 이건 엄연히 상업방송 내용이다.

 

명확한 직원 관계로 분류되는 파트너BJ가 그래서 정지를 받는다면 모를까, 계약도 맺지 않은 베스트BJ 그것도 인터넷방송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도서관과 그리고 아프리카TV 개국공신이라 봐도 무방한 윰댕에게 이러한 갑질을 했다면 약하디약한 일반 BJ들에게 얼마나 갑질을 해왔을지 끔찍하다.

 

 

오늘 대도서관이 폭로한 사실 중 그동안 콜라보 방송은 호스팅 비용이라는 목적으로 약 천만 원에 가까운 돈을 매번 아프리카TV에 지불했다는 점이다. 이번 시노자키 아이 게임 홍보 방송 또한 미리 말하지 않고 호스팅 비용을 주지 않았으니 정지를 때린 것. 여기서 대도서관이 자신의 소속사인 CJ와 커뮤니케이션이 안 됐던 것 같다며 뒤늦게 호스팅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했으니 아프리카TV는 정지를 풀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결국, 대도서관 윰댕 모두 7일 정지 처분을 받았고 이에 분노해서 오늘 폭로해버린 것이다. 솔직히 이러한 내부사정은 말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고 그렇게 아프리카TV 규정이 빡빡한 것도 아닌데(요즘 정지주는 꼬락서니를 보면 그렇게 큰 문제도 아니다) 이러한 갑질을 선보였다는 것은 언제가 됐든 먼 미래에 유튜브로 노선을 갈아탈 대도서관을 미리 끊어 놓겠다는 심보가 아닌가 싶다.

 

아프리카TV 입장에서는 옛날 쿠티비 사건 때처럼 미리 싹을 잘라 놓겠다는 선견지명을 선보인 것이다. 알다시피 아직 유튜브 라이브는 실시간 스트리밍 플랫폼으로선 그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 대도서관 말마따나 유튜브 라이브가 대대적인 개편을 앞두고 있다고 하지만, 바로는 어렵고 내년을 기약한다는 말을 미뤄보건대 쿠티비 때처럼 제대로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팽 당한 셈이다.

 

대도서관의 오늘 폭로 방송은 자신의 소신을 밝힌 방송이었지만, 유튜브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좀 더 현명한 대처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재 대도서관의 인지도로 아프리카TV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더라도 충분히 유지할 수 있겠지만, 영구정지도 아닌데 너무 파격적인 대응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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